Startup Alliance
우리가 하는 일사람들회원사투명경영

CAPSA

EN

Startup Alliance

우리가 하는 일사람들회원사투명경영
CAPSAEN

2026년 01월 26일 월요일

[실리콘밸리 한 달 노트 #5] 작은 사무실이 필요하면 JIGO


 

 

미국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뜻밖에 잘 모르는 분야가 부동산이다. 미국은 주택 보유세가 비싸다고들 말하지만, 캘리포니아는 매입 시점 기준으로 과표가 고정되기 때문에 오래 보유하면 주변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세금을 낸다. 불로소득이라며 혼나기 쉬운 양도소득세도, 2년 이상 거주한 부부의 경우 50만 달러까지 면세다.

투자용 부동산의 경우에는 더 신기한 제도가 있는데, 판매 금액으로 동종의 부동산을 매입하면 세금을 이연해준다. 50만 달러에 산 집을 100만 달러에 팔고 100만 달러짜리 다른 집을 사면, 50만 달러 이익금에 대한 양도세를 전혀 내지 않고 미룰 수 있다. 만약 80만 달러짜리 다른 집을 사고 20만 달러는 손에 쥐면, 그 20만 달러에 대해서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것이 1031 Exchange라는 제도다. 미국 사람들은 투자가 경제 활성화에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아담 스미스도 생산적인 일에 재투자하라고 말했고, 케인스도 저축만 하면 망하니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미국에 부동산 투자하러 간 것은 아닐 테니 부동산 매입과 양도소득세 제도는 관심이 없어도 되고 몰라도 된다. 다만 부동산을 대하는 철학이 다른 나라라는 점은 알고 있기를 바라고 한국식으로 생각해 쉽게 단념하지 않기를. 미국 가서 사업하시다가 나중에 건물주가 되시기를 빌면서.

 

 

2인 이상이 사용할 작은 사무실 임차에 특화된 JIGO는 부동산 중개 AI 스타트업이며, Ryan 이상훈 대표의 두 번째 스타트업이다. 이상훈 대표는 창업 전에 삼성전자–미국 MBA 유학–마이크로소프트 본사 근무라는 커리어 테크 트리를 밟았다. 창업 전에는 시애틀 인근 한인 IT인 모임인 ‘창발’의 운영진으로도 활약했다. 또 Rabbit Ventures의 벤처 파트너이기도 한데, 래빗벤처스는 한인 스타트업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곳이니 미국 진출을 준비할 때 알아두면 두루 부탁할 일이 많은 사람이다.

‘왜 2인부터냐? 그럼 1인 창업자는 안 해주냐’고 물었더니, 미국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1인 창업자는 Business Address와 Registered Agent를 함께 제공해주는 하이브리드 서비스들이 낮은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그쪽 업체를 추천한다고 한다.

참고로 스타트업들은 JIGO에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이상훈 대표는 본인이 일한 삯은 임대인에게서 받는다고 한다.

 

서비스 관점에서 일반 부동산 중개사와 JIGO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물어봤더니, 기본적으로 부동산 중개인들은 작은 매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관심이 적으니 소개할 매물도 적다. 그 이유는 중개 수수료가 거래 금액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투입 공수는 비슷하지만 수수료가 적은 소규모 사무실을 굳이 주특기로 삼을 이유가 없다는 것. 그래서 중개사들은 작은 사무실을 찾는 사람에게도 크고 비싼 매물을 소개하고 싶은 업셀링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서 드는 생각. 이상훈 대표가 지난번 스타트업 Exit으로 돈을 많이 벌어 사회 공헌을 하는 건가 궁금했는데, 그건 아니란다. JIGO는 AI(이 단어가 왜 안 나오나 했다)를 활용해 시간을 단축하고 거래 건 수를 많이 일으켜 고객을 대거 확보한다. 롱테일 접근이다. 그리고 비자 발급에 필요한 계약서를 신속하게 발급해주는 등, 시스템을 활용해 스타트업에 특화된 서비스들을 구축했다.

현재 주요 서비스 지역은 시애틀과 캘리포니아이며, 텍사스와 한국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JIGO 웹페이지에는 그가 중개해 최고 60% 할인을 끌어낸 케이스가 있다. ‘스얼 미국 사무실도 그렇게 해줄 거냐’고 묻자, 그건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였단다. 그래도 그다음 기록이 50% 할인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일단 JIGO가 개입하면 고객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때로는 본인에게 커미션을 주지 않는 랜드로드 매물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는데, 고객에게 할인을 받아줄 수 있기 때문에 한다.

 

스타트업이 에이전트 시장에서 창업했을 때 고객과 대리인의 이익이 일치하도록 인센티브 스킴을 구성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구현한 곳은 드물다. 예전에 내가 미국에서 호텔에 투자할 때, 매물을 분석하다가 고민되는 포인트를 변호사에게 보내면 명쾌하게 가부를 말하기보다는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된다면 자기네가 막아보겠다’는 식으로 답하곤 했다. 그들은 시간당 청구를 하면 되니 잃을 게 없지만, 고객인 내 입장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답변이다.

회계사들은 어떤 부동산도 사지 말라고 말린다. 그들이 볼 때는 다 비싸고 문제투성이다. 회계 서비스가 대부분 정액제이니까, 골치 아픈 걸 사면 공짜 상담 시간만 늘어난다. 부동산 중개인뿐 아니라 중고차 세일즈맨도 인센티브 금액을 올리기 위해 고객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구매시킨다. 그래서 최단 시간 내에 딜을 클로즈하는 것이 고객인 스타트업과 에이전트의 공통 이익이 되는 JIGO의 BM이 눈부시다.

 


🗒️ 실리콘밸리 한 달 노트 시리즈 | by.기대
한 달 동안의 출장에서 만난 사람과 생각을 ‘관찰 노트’로 기록하고, 메모를 바탕으로 지금 한국에서 통하는 힌트와 질문을 꺼내 봅니다.

 

목록으로